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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수술후기

강남 세브란스에서 갑상선암 진단 받고 로봇수술한 후기2

by 깐씨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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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일

일단 잠을 못 잤다. 3시간도 못 잔 것 같다... 일단 너무 무서웠고 불안하니까 오만가지 생각은 다 들어서 뜬눈으로 거의 밤샜음... 간호사 선생님들 아침 6시부터 왔다 갔다 하시면서 체온 혈압 재고 수술 들어가기 전에 양갈래 땋으라고 알려주셨다.

양갈래 땋고 나서 괜히 수술할 왼쪽 겨드랑이 스트레칭을 계속했다... '이제 왼쪽 팔 한동안은 잘 못 쓸 텐데 빨리 회복하게 스트레칭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겁나 스트레칭했다. 엄마가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할 정도로...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면 원래 물 안 마시는데 괜히 금식이라니까 목말랐다.

후... 그냥저냥 계속 기다리다가 9시 10분쯤 "이제 가실게요~"라고 간호사선생님이 오셨고 얼떨떨한 채로 나왔다.

근데 병실 밖에 웬 침대가 있어서 그거 타고 갔다... 씩씩하게 걸어가고 싶었는데.. 뭔가 아프지도 않은데 누워있으니까 부끄러웠음...ㅋㅋㅋㅋ그냥 웃기고 이상했다.. 엄마한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나 갔다 올게~~ 좀 자둬" 인사하고 침대에 실려가는데 허벅지가 덜덜덜..... 허벅지가 저절로 계속 덜덜덜 떨렸다... 그리고 수술실로 내려왔을 때 심장이 쿵쾅쿵쾅 하면서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개쫄보야 울지 마라 너 다 컸다...'속으로 계속 되새기면서 진정시키려고 했다.

수술실로 가니까 바로 수술방은 아니고 수술하기 전 환자들 대기실이 있었다. 수술 들어가기 전 다들 누워서 대기하고 있는 공간이랄까? 근데 천장에 성경 문구가 적혀 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좀 있다 어떤 남자분이 오시더니 목사라고 하셨다. 그리고 기도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데 무교인은 기도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해서 멀뚱멀뚱 천장 보고 있다가 눈 감고 열심히 들었다...ㅋㅋㅋㅋ 대기실에 상주하고 계시는 목사님이신데 대기실 환자들에게 한 명씩 가서 기도해 주신다.

종교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옆에서 말해주고 긴장 풀고 잘 될 거라고 하니까 그 순간만큼은 허벅지가 떨리지 않았다.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이 수술용 왕바늘 주사를 팔에 놨는데 진짜 아팠음... 무슨 관이 통과하는 줄...

그렇게 30분 정도 대기하고 이제 내 순서......!

어떤 문을 지나서 가니까 긴 통로에 양 옆으로 수술실들이 쭉 있었다. 다시 허벅지가 덜덜덜 떨리는 중... 아까보다 더 심하게 떨려서 덮어 놓은 이불도 같이 떨릴 정도였다ㅠㅠㅠㅠ 

 

나는 로봇 수술이라서 그런지 수술실이 수술실처럼 생기지 않았고 엄청나게 큰 로봇들이 있었다. 그리고 진짜 밝았다.

후..... 수술용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마취할게요~ 하는데 진짜 허벅지 덜덜덜 거리면서 네..... 했다..

졸음이 오기 시작했고 암세포 떼어내면 앞으로 살아갈 내 인생들은 더 열심히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잠들었다.

 

 

 

수술 직 후

수술이 끝나서 눈 뜰 때 마취가 깨서 눈이 떠진거겠지만 너무 아파서 눈이 떠졌다... 진짜 말도 안 되는 고통이 왼쪽 겨드랑이에 왔다. 아프다고 말하고 싶은데 목은 부어서 목소리도 잘 안 나왔다. 마취가스 때문에 너무 울렁거려서 호흡을 계속했다... 진짜 이거 중요... 마취 가스를 빨리 빼야 울렁거리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호흡함....ㅋㅋㅋㅋㅋ

조금 시간 지나니까 울렁거림은 사라졌는데 겨드랑이 고통은.... 아직 있었다. 중간중간 간호사 선생님들이 "주무시면 안 돼요~~" 계속해주셨다. 근데 회복실에서 내가 꽤 오래 있었나 보다. 엄마 말로는 수술 끝났다고 알림은 왔는데 3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서 엄청 걱정했다고 했다. 근데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의료인 인력 부족을 회복실에서 체험할 줄이야....

회복실에 환자들과 대기실 환자들을 케어해 주는 일손이 말도 안 되게 부족해서 시간이 계속 지체됐다. 회복실에서 보호자들이 환자들이 안 나오니까 걱정돼서 계속 전화는 하는데 환자들을 옮겨줄 인력을 턱없이 부족해서 병실로 못 가고 있었다... 선생님들 파이팅.....ㅠㅠㅠ

아무튼 나는 간호사 선생님이 케어해 주시는데 열이 높고 기침을 갑자기 해서 마약성 진통제를 주셨다. (기침하면 안 됨)

마약성 진통제 놓자마자 신기하게 통증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 내 차례가 되어서 병실로 옮겨주셨다.

 

원래 로봇수술 후기들 보면 수술 부위가 통증이 입원 내내 있다는 사람도 있고 수술 다음 날까지 아프다는 사람이 있어서 걱정했다. 근데 난 수술직후에만 아프고 그 뒤로 통증이 없었다... 마약성 진통제 때문은 아니고 (진통제도 약효 시간이 있으니..) 그냥 내 몸이 고통에 둔한듯하다...ㅋㅋㅋㅋ;;; 수술 다음날까지 내 몸은 아프다고 열나는데 정작 나는 아프지 않았어서.... 암튼 아프지 않아서 병실에 오자마자 엄마한테 엄청 나불나불 대면서 걱정 말라고 얘기해 줬다...ㅋㅋㅋㅋ

 

그리고 1시간 정도 지나니까 움직이기 좀 괜찮은 것 같아서 화장실도 다녀왔다. 근데 진짜 왼쪽팔이 바지도 못 내릴 정도로 잘 안 움직여짐.... 아무튼 얼른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재활의학과 선생님한테 지금 스트레칭해도 되냐고 했다.(재활 스트레칭 같은 거 종이로 주심) 선생님이 "안 아프세요? 안 아프시면 하셔도 돼요..." 하셔서 열심히 스트레칭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네....ㅋㅋㅋㅋ수술한 지 4시간도 안 됐는데 스트레칭하겠다고 하니...ㅋㅋㅋㅋㅋ

 

아무튼 천천히 스트레칭 계속하고 있었는데 담당교수님이 오셨다. 스트레칭하는 날 보고 괜찮네! 하고 바로 가심...ㅋㅋㅋㅋㅋㅋㅋ모든 대학병원은 다 그럴까... 입원하는 동안 담당교수님 보는 게 총 30초도 안됨...ㅋㅋㅋㅋ 진짜 내가 괜찮아 보였고 극초기라서 그런 거 일수도 있지만...ㅋㅋㅋㅋ

 

아무튼 수술 당일 저녁부터는 죽이 나온다

 

 

배고파서 죽을 싹 다 먹었다ㅋㅋㅋㅋㅋ 다행이다 입맛 돌아서?.....ㅋㅋㅋ

아무튼 겨드랑이는 얼름찜질 계속하고 수술직후는 목소리는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크기로 나왔다.

 

그렇게 워킹데드 보다가 잠들었다.

 

 

 

 

수술 다음 날

 

엄마는 다음날 일 때문에 새벽에 가시고 혼자 퇴원 때까지 있을 예정이다. 그때까지 신나게 워킹데드나 봐야지 싶었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보호자분 그래도 필요할 거다 라며 간호인 신청 하라고 했다. 근데 뭐 그렇게 못 움직 일정도도 아니고 아프지도 않아서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수술 다음 날부터 씬지로이드 약을 먹기 시작...!

반절제라서 어떤 사람은 안 먹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담당 교수님의 의견마다 다르다. 내 약 담당 교수님은 5년 동안은 먹자주의 셔서 5년 동안 먹을 예정 0_0.... 교수님이 혹시나 하는 암세포 재발 방지와 반쪽 남은 갑상선이 2개의 일을 갑자기 해야 돼서 익숙해지기 위해 먹는 거라 하셨다.

정해진 시간에 매일 먹어야 되는데 아침에 먹는 게 좋다고 하셨다. 약을 먹고 난 뒤 1시간 동안은 되도록이면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야 되는데 약의 흡수율을 높이는 거라 한다.

 

 

 

 

어째 반찬이 고기가 하나도 없냐....... 입맛 별로 없어서(고기 없어서임) 밥만 조금 먹었다....

그리고 저녁 먹을 때까지 열심히 스트레칭하고 워킹데드 보는 일정...ㅋㅋㅋ

 

중간중간에 재활의학과 선생님이랑 갑상선 선생님도 오시면서 체크해 주신다,

재활의학과 선생님이 그래도 회복이 빠른 편이라고 하셔서 괜히 뿌듯했다.

그리고 우울증 질문지 같은 것도 매일 체크하고 선생님이 질문하시는데 선생님이 T?라고 하셨다.....

무슨 말인가 해서 네? 했더니 mbti T에요? 이러셔서 네 이랬더니 어쩐지 하고 가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빼박 T이긴 한데 선생님한테 그 말 들으니까 굉장히 웃겼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주머니 뺀 기념으로 밤에 1층 로비 산책 가는 중 

피주머니 뺄 때 느낌 이상하고 좀 아팠다... 아무튼 주렁주렁 안 달려서 몸이 자유로워져서 좀 살만 했다.

로비 산책하고 병원 편의점 들려서 빵 샀다

 

 

저녁에 또 풀떼기만 나와서 밥을 잘 안 먹어서 군것질할 거 사 왔는데

진짜 맛없어서 반 남김..... 워킹데드 보면서 신나게 먹으려 했는데 ㅎ... 일본 편의점은 비주얼도 맛있어 보이고 맛도 있는데 한국은 맛 담당자 누구야...... 우 씨....

 

아무튼 다음날 퇴원이어서 엄마가 데리러 오고 병원 나갈 생각에 신났다.

그래서 머리 못 감아서 양갈래채 모자 쓰고 휘리릭 퇴원!

 

병원만 나와도 살 것 같아서 아 이제 난 회복 다 한 듯~~ 했는데 몸은 회복 열심히 하는 거 같은데

체력이 그지가 되어 있었다... 단지 둔한 나는 못 느낄 뿐... 차에 타자마자 기절하듯이 자고 집 와서 면역력 떨어졌을 때 나오는 반응들이 다 나타났다ㅠㅠㅠ.....

 

퇴원 후 1주일

면역력 떨어지면 몸에 두드러기 올라오는데 원래는 1-2개만 올라왔다 근데 진짜 온몸에 두드러기 다 올라와서 놀랐다...

그리고 일단 목소리 다 돌아오지 않아서 말하는 것도 힘들다.... 두통에다가 온몸이 부종이 일주일 정도는 갔다.

이래서 퇴원하면 요양병원에 가구나 싶었다.... 그래서 내 면역현상을 보고 일주일은 누워서만 지내기로...(원래는 산책도 가고 할 예정이었다) 먹는 약은 얼마나 많은지.... 약 먹을라고 억지로 밥 먹으려니까 밥 맛도 없어짐...

아무튼 퇴원 후 1주일은 누워서만 있는 걸 추천... 빨리 낫고 싶다면 누워있기를....

 

 

 

 

 

 

 

수술 후 2주 차~ 2달 후기와 첫 외래검사결과 후기는 3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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